요즘은 다문화시대로 어디에서는 국제결혼가정 자녀들, 유학생들, 이민가정 등을 만날 수 있다. 필자는 2005년 10월에 방영된 KBS스페셜 ‘국제결혼보고서. 나는 한국인으로 살고 싶다’ 방송 촬영을 위해 다문화가정 아동들의 언어검사를 실시하여 평가 보고한 경험이 있다. 방송국에서 만난 부모(어머니)와 자녀의 언어수준 및 발음 평가를 실시하였는데 또래의 언어에 비해 다문화가정 아동들의 언어발달이 지연된 것으로 평가되었고, 또한 그들의 부모의 언어수준 또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어휘 및 문법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발달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원인들에 우리가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 언어의 환경적인 요소이다. 예를 들면, 최근 산후 우울 등의 이유로 또는 과도한 미디어 노출로 인한 언어지연 아동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언어발달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지는 2~5세 사이에 부모의 언어적인 자극이 부족하여 아이들의 언어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부모의 부족한 한국어 능력이 아이에게 적절한 어휘설명, 다양한 언어적인 자극 등에 있어서 다소 부족한 자극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단일민족, 한국문화를 강조한 시대에서 국제결혼가정 어머니들은 그들의 나라 언어인 모국어를 사용하여 아이들 양육하는데에 있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우들이 많았다. 최근에는 이러한 관점들이 많이 변화되고 있는데 언어의 지연 차이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문화가정 아동들을 이중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bilingual, 글로벌한 인재로 성장하는데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비록 초기언어발달에 있어서 한국어 사용이 미숙할지라도 그들 부모의 모국어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부모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2008년부터 여성가족부에서는 ‘여성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 제도적․법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언어재활사가 한 명 이상씩 고용되어서 다문화가정 아동의 언어평가 및 언어지도를 하고 있다. 아이들의 양육에 있어서 영유아발달검사 또는 적절한 발달을 하고 있는지에 관한 주변의 관찰 등이 중요하다. 발달기에 있어서 언어발달의 지연은 학령기에 이르러서는 도구교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자칫하면 학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혹시 다문화가정 자녀의 언어발달 수준을 체크하고 싶다면, 가까운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 문을 두드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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